중고트럭매매 “농촌 재생에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자치권”…뻔한 공약 대신에 주민들이 내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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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지에 있는 4평 규모 매장을 기반으로, 매주 목·금요일에는 이동 차량이 42개 마을을 순회하는 이동점빵을 운영한다. 이동점빵의 주 이용자는 차량이 없는 고령층으로, 구조적으로는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이를 지탱하는 축은 고정 매장이다. 젊은 층과 지역 주민이 매장을 이용해 발생한 수익이 이동점빵의 적자를 보전한다. 여기에 경로당 부식비, 위기가정 지원 예산, 학교 간식 공급 등 공공 재원이 점빵을 통해 순환되도록 설계했다. 지역 내 소비와 공공 지출을 연결해 이동점빵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도록 했다.
권혁범 대표는 점빵의 지속 가능성을 ‘자치’에서 찾았다. 그는 “농촌 읍면의 식품 사막화 문제를 주민 다수가 공동 과제로 인식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 공론장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인식이 공유되지 않으면 사업은 세금 낭비로 여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기에는 읍내 상점이나 온라인 구매로 충분한데 왜 이 같은 사업을 하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었지만, 숙의 과정을 거치며 고령층의 먹거리 접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권 대표는 이러한 과정 없이 도입된 유사 사업은 보조금이 중단되면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숙의를 통해 형성된 운영 원칙이 지역의 규범으로 자리 잡는다”라며 “생활과 직결된 의제일수록 주민자치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락점빵의 사례는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운영하는 자치 구조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농촌의 생활 기반이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돈은 내려오는데 농촌은 왜 안 살아나나
지역소멸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전국 면 단위 인구는 1980년 1146만명에서 2024년 439만명으로 급감했다. 면의 면적은 전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인구는 전체인구의 30%도 되지 않는다. 읍면자치 공동행동은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자치권의 부재’로 진단한다. 지난해 3월 전국 네트워크 단체로 발족한 이 단체는 충남 홍성을 기반으로 한 마을학회 일소공도, 공익법률센터 농본, 전국주민자치화네트워크 등이 연대해 만들었다. 이들은 “농촌 재생의 실마리는 행정 주도의 하향식 개발이 아닌, 주민이 직접 계획하고 집행하는 ‘작은 자치’의 구현에 있다”라고 주장한다.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권리.” 읍면자치 공동행동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강윤정 일소공도 국장은 말했다. 역대 정권에서 농촌 관련 예산은 꾸준히 늘어왔다. 그러나 강 국장은 “실제로 농촌이 재생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는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부처별로 사업들은 파편화됐고, 정권마다 다른 이름을 달고 제각각 추진됐다. 운영위원으로 함께하는 하승수 농본 대표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농촌 지원 사업이 결국 건물 짓는 방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지·관리 비용은 뒷받침되지 않아 방치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예산이 문제가 아니라 권한이 문제”라며 “자치권만 있으면 각 면 지역 실정에 맞게 예산도 쓸 수 있고, 농림부·복지부·교육부로 나뉜 칸막이 사업들도 통합해서 운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읍면자치 공동행동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10대 정책 제안과 10대 시범사업, 6대 법·제도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예컨대 시범사업 중 하나인 ‘읍면 단위 먹거리 선순환 체계 및 먹거리 복지’는 앞서 살펴본 동락점빵 사례처럼, 각 지역의 먹거리 문제를 지역 여건에 맞게 자치적으로 해결하자는 구상이다. 현재 지자체 먹거리 정책은 시군 단위, 농가 소득 중심으로 설계돼 실제 읍면 주민의 식생활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읍면 단위에서 로컬푸드 직매장과 공유주방을 운영하고, 경로당 급식이나 반찬 배달 등 먹거리 복지를 결합하는 구조를 제안한다. 동락점빵이 지역 매장 수익과 공공 급식 수요를 연결해 이동점빵을 유지하듯, 생산·유통·복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소농에는 판로를, 고령 1인 가구에는 식사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들 제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치’다. 읍면 단위에서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집행하는 구조를 복원하자는 취지다. 그 출발점으로 제시된 것이 ‘읍·면장 주민추천제’다. 현재 읍·면장은 군청의 인사 발령으로 임명되며, 주민이 수립한 마을 계획도 면장이 교체되면 중단되거나 원점으로 돌아가기 쉽다. 강 국장은 이를 제도적 후퇴의 결과로 설명한다.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 당시 읍면은 독립된 기초자치단체였고, 읍장 면장을 주민의 손으로 뽑았고 면의회, 읍의회가 있었다. 그러나 1961년 군사 쿠데타 이후 이 구조는 사라졌다. 이 같은 ‘형식상의 자치와 실제 권한의 괴리’는 이장 제도에서도 반복된다. 통상 이장을 주민이 선출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임명권은 읍·면장에게 있다. 강 국장은 이 제도가 일제강점기 구장 제도에서 이어진 행정 위촉직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개발 등 주요 현안에서 주민 입장을 대변한 이장이 다음 위촉에서 배제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그는 “마을에서 선출한 대표라면 행정이 이를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데, 현행 제도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읍면자치 공동행동은 마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마을자치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자고 주장한다.
■ 주민 동의 없는 폐교·농어촌 유학
교육 영역에서도 ‘자치’는 지역소멸을 막고 농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시된다. 10대 제안 중 하나인 ‘작은 학교 살리기와 마을교육공동체 강화’ 제안은 학교 존폐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주민의 권한을 복원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국 면 지역은 초등학교가 한 곳만 남아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고, 통폐합 논의에서 주민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강 국장은 “초등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단순한 시설 폐지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읍면 단위 농어촌학교 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해 주민 동의 없는 폐교를 제한하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농어촌 유학 역시 주민 자치를 기반으로 농촌 활성화의 핵심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 학생이 일정 기간 농촌 학교로 전학해 생활하는 이 제도는 최근 교육청 지원으로 빠르게 확산했지만, 운영 과정에서 지역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윤요왕 농촌유학전국협의회 회장은 전국 약 2000명의 유학생이 농어촌 학교에 머물고 있다고 추산하며 “농촌에서 2000명은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라고 평가했다. 강원의 별빛교육센터 사례처럼 졸업생의 상당수가 돌아가지 않고 지역에 남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 속에서 마을이 함께 참여하는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 역시 자치의 문제로 연결된다. 방과 후 생활, 지역 아이들과의 관계, 도시 부모들의 생활 민원을 조율할 주체가 없다 보니 냉장고 고장이나 변기 수압 같은 민원들도 학교로 쏟아지고, 지역 아이들 사이에서는 역차별 불만도 나온다. 윤 회장은 “마을 주민들이 도시에서 온 아이들을 지역 구성원으로 어떻게 함께 품을지에 대해 자치의 관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읍면자치 공동행동은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중앙당에 10대 정책 제안 등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치권이 없어서 문제가 반복된다는 진단, 그리고 읍면 단위에서 주민이 직접 계획하고 집행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강 국장은 “얼굴이 보이는 작은 자치를 해야지 농촌 활성화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불완전한 신용등급 평가를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고 언급하며 금융 양극화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저 신용자에게 고금리 대출이 이뤄지는 점을 두고 “금융이 가장 잔인하다”고 짚은 데 따른 고민을 풀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2일 취재를 종합하면 김용범 실장은 지난 1일 오후 10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금융의 구조 시리즈를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왜 가장 여유 있는 사람은 가장 낮은 금리를 누리고, 가장 절박한 사람은 가장 비싼 돈을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용범 실장은 신용등급이 불완전하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금융은 사람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얼마를 버는지, 빚은 얼마인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라며 “이 복잡한 생애를 숫자로 압착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신용등급”이라고 썼다.
김용범 실장은 또 “신용등급이 상환 능력을 측정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등급은 철저히 ‘과거’만 본다. 안정적인 궤적을 그리며 살아온 삶은 우대하지만, 거친 풍랑을 견뎌온 삶은 가차 없이 깎아내린다”라며 “연봉이 같아도 정규직과 자영업자는 신분이 다르다. 아무리 성실하게 살아도 금융 거래 기록이 없으면 잠재적 낙오자가 된다”라고 했다.
김용범 실장은 신용등급이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은 “그저 정교하게 요약된 과거의 잔상일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을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고 했다. 그는 “이 숫자가 세상에서는 절대적인 신이 된다. 대출의 성패를 가르고 금리의 높낮이를 정한다”며 “더 위험한 인간이라서 높은 금리를 내는 게 아니다.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그를 ‘위험한 집단’으로 묶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용범 실장은 2008년 이후 저신용자의 금융권 이용이 더 어려워졌다고도 했다. 그는 글에서 “금융은 오히려 더 엄격하고 폐쇄적인 성을 쌓았다. 서류는 늘었고, 점수는 더 촘촘해졌으며, 문턱은 더 높아졌다”며 “구조의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환하는 교묘한 방향 전환이었다. 문제를 만든 곳과 통제받는 곳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의 양극화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성 안의 사람들은 더 공고한 보호를 받았지만, 변방의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올 통로를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며 “왜 이토록 시스템이 정교해질수록, 그들은 오히려 안으로 초대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걸까”라고 썼다.
김용범 실장은 이날 오후 2시쯤에는 ‘금융위기는 누가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두 번째 글을 공개해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두 번째 글에서 “그들(금융권)은 오직 ‘우량’과 ‘불량’, ‘승인’과 ‘거절’이라는 이분법적 칼날로 사람의 인생을 잘라 낸다”며 “신용점수 1점 차이로 1금융권의 문턱과 고금리 시장의 경계가 갈리는 건 통계의 과학이라기보다 운영의 편의를 위한 단순화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또 “데이터 깨끗한 우량 고객을 기계로 걸러내는 건 쉽고 싸지만, 이 사람이 정말 갚을 의지가 있는지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구간은 품이 많이 든다”며 “리스크는 관리해야겠고 비용은 쓰기 싫으니, 그 구간을 다루지 않는 선택이 더 합리적으로 작동해 온 셈”이라고 했다.
김용범 실장은 “금융은 완전한 자유시장이 아니다. 국가의 면허를 받고, 공적 자금의 지원 아래 작동하는 제도적 산물이다. 지금의 이 처참한 결과 역시 철저히 ‘설계된 구조’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험은 연속적인데, 금융은 그걸 가차 없이 끊어버린다. 경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은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시장 밖을 떠돈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라고 했다.
그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관료로서 반성과 자백의 글이라며 신용등급 평가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범 실장은 “우리가 만든 이 구조는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바꿀 수 있다”고 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최저 신용자 대출에 연 15.9%의 금리가 적용되는 사실을 언급하며 “고리로 빌려주면서 서민금융 대책인 양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은 가장 잔인한 영역인 것 같다. 자본주의의 핵심이니 그럴 수 있지만 어떻게 (금리 15.9% 대출을) 서민 금융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시카고 트리뷴과 뉴욕타임스 같은 주요 신문들의 지면도 은행파산과 뱅크런으로 요동쳤다. 대공황 초기,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심리”라는 케인스의 지적처럼 언론이 심리를 흔들자 경제는 더욱 흔들렸다. 루스벨트는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자체”라며 동요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뉴딜정책이 계획되고 평정심을 되찾은 언론들은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 금융개편, 사회복지정책, 공공사업 확대 등 주요 현안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주도하며 정책 공론화에 기여한다. 9·11테러가 발생했다. 언론은 가장 빨랐지만 가장 혼란스러웠다. 테러현장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가운데 불확실한 정보들이 반복적으로 보도됐다. 루머가 양산되고 공포가 확산했다. 진정하자는 호소가 이어졌다. 카오스를 지나 안정을 되찾은 언론들은 사실관계를 검증하고, 혐오와 보복 자제를 촉구하는 등 이성적 대응을 시작했다.
혼란기의 언론보도들은 대체로 동요하다 평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언론은 이러한 보도행태를 자성했다. 9·11 직후 미국기자협회(Society of Professional Journalists)는 ‘정확성과 책임 있는 보도’ 등 윤리강령을 준수하겠다 다짐했다. 그러나 뒤늦은 성찰이 미래의 답습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유사한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2014년 에볼라 확산, 코로나19 팬데믹 보도, 그리고 현재의 연이은 전쟁들에 이르기까지 정도를 달리할 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혼란의 가장 빠른 팔로어는 흔들리는 언론이다. 사실관계 검증과 필요한 의제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숙의는 당연히 어렵다. 중심 잃은 언론의 의제는 혼란 그 자체이다. 혼란은 결국 언론에서 증폭된다. 언론이 정신을 수습하고 합리적 대응을 시작할 때는 이미 혼란의 소용돌이를 지나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 이후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는 전쟁과 갈등이라는 혼돈의 시대(age of chaos)에 진입했다”고 한다. ‘중심은 해체되고 무질서하고 분열적인 다극, 혹은 G제로로 이행하는 시대’, 현재의 세계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이다. 세계는 지금 패권 질서, 정보 질서, 기술 질서의 급격한 변동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무리 길어야 20년 이내인 AGI 시대, 실리콘밸리는 최대 40% 정도의 실업률을 예상한다.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구상에 인간에 대한 비물질적 존중을 찾기 어렵다. 보복관세는 이어지고 동맹은 흔들린다. 수단 등 내전지역의 난민 수는 사상 최다이다. 168명의 어린 소녀들이 폭사했다. 죽음의 전쟁이 탐욕적 내부자 거래에 이용된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 교황의 권위가 도전받았고 예수의 신성마저 모욕당하는 것은 심각성의 상징이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문명과 질서를 찾기 전 혼돈의 시간에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다음은 쿠바라고 하는 공공연한 예측이 놀랍지 않다. 혼돈은 또다시 어떤 예기치 못할 모습으로 발현될지 모른다. 언론의 보도 패턴을 또다시 반복하기에는 그 양상이 엄중하다. 실수가 수없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구조의 문제이다. 상업언론의 속보 경쟁은 치명적이다. 빠르게 생산되고 반품 없이 소비되는 뉴스 상품의 속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경쟁구조는 관성이 되고 준비된 윤리강령은 속절없이 무너진다. 디지털, 나아가 AI 시대의 수많은 유사 언론들과 오염된 정보들은 혼란을 더한다.
스스로 권위 있는 언론이라 평가받고 싶다면 적어도 문명전환기의 혼란 앞에선 상업성을 절제하고 언론의 사회적 책무에 집중해야 한다. 폭풍 같은 혼돈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흔들리지 않는 문명사회의 중심, 공론장의 역할을 다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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