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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개인회생 [책과 삶]“이번엔 다르다”는 믿음, 과연?···흥미롭고 섬뜩한 월스트리트 붕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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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6-04-2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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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개인회생 1929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 조용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632쪽 | 3만2000원
1929년 10월24일 아침 뉴욕증권거래소 앞에는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침묵 속에서 자신들의 재산과 어쩌면 국가의 운명까지도 뒤흔들 개장 벨을 기다렸다. 오전 10시, 벨이 울리자 비명과 손짓,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소리와 함께 유혈 사태가 시작됐다. 전국에서 쏟아진 매도 주문이 눈보라처럼 시장을 덮쳤고,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채우지 못한 고객의 계좌를 강제 청산하다 이내 원금 회수와 상관없이 어떤 가격에라도 팔아치우려했다. 그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이 최악의 하루는 ‘검은 목요일’로 불리며 증시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1929년 10월24일부터 29일까지 뉴욕 증권시장을 휩쓴 주가 대폭락은 1930년대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의 도화선이 됐다. <1929>는 그 패닉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번영의 정점에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자본주의의 가장 극적인 장면들을 복원해낸다. 뉴욕타임스 저널리스트 앤드루 로스 소킨은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대마불사>에 이어 8년에 걸쳐 쓴 <1929>에서 역대 최악의 시장 붕괴의 실체를 낱낱이 그려낸다. 만만치 않은 두께이지만, 박진감 넘치는 넷플릭스 시리즈처럼 앉은 자리에서 몰아보게 되는 금융 논픽션이다.
책은 1929년 2월의 불길한 징후부터 1933년 6월21일 위기의 주역 찰스 미첼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떠나가는 장면까지 52개월의 타임라인을 촘촘하게 재구성했다. 저자는 경제 지표를 나열하는 대신, 위기를 스스로 설계하고 파멸의 덫에 걸려든 ‘내부자들’의 드라마에 주목한다. 공격적인 투기를 주도한 내셔널 시티 은행(시티은행의 전신)의 찰스 미첼 회장, 막후 실세였던 JP모건 사람들, 무모한 공매도를 시도하던 전설적인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 등 월스트리트 거물들의 야망과 기만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장기 호황이 이어지던 1920년대 미국은 자동차, 세탁기 등 현대 소비 경제가 탄생한 시기였다. 그리고 ‘라디오’라는 신기술이 세상을 뒤바꾸고 있었다. 당시 가정용 라디오가 수백만대 팔리고 청취자가 3800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미래의 잠재력은 무한한 듯 보였고, 주가도 그랬다. 라디오 회사 RCA는 주가가 1921년 1.5달러에서 1928년 85.5달러로 급등했고, 큰손들의 통정매매로 1929년 3월 109.25달러까지 찍었다.
이러한 풍요를 가능케 한 주역은 ‘지금 사고 나중에 갚는’ 신용이라는 마법이었다. 당시 중산층이면 주식 구매액의 10%만 내고 나머지는 빌리는 극단적인 레버리지를 쓸 수 있었다. 성장에 대한 탐닉은 맹목적인 투기로 변질됐다.
“유혹은 수천년간 인류의 어리석음을 부추겨왔다. 그것이 에덴동산의 뱀이든, 암호 화폐든, 인공지능이든 상관없다. 새로운 물결이 밀려올 때마다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었으므로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굳건히 생각한다. 그러나 비극은 반복된다. 1929년에도 정확히 그런 일이 일어났다.”
시장이 붕괴의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도, 이런 과열이 무모한 투기로만 여겨지지 않았다. 1907년 공황 이후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를 만들었고, 금융 시스템이 안전해졌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다. 경제의 펀더멘털 역시 견조해 보였다. 하지만 파국의 전조는 그 믿음 안에 도사리고 있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소장 리처드 휘트니는 대중 앞에선 시장의 건전성을 역설하면서도 뒤로는 고객 자산을 빼돌려 투기를 일삼았다. 월스트리트의 영웅으로 떠받들어졌던 찰스 미첼은 무모한 투기와 이해상충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그는 계열사를 동원해 주가를 띄우고 위험한 증권을 대중에게 떠넘겼을 뿐 아니라, 막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손실 난 주식을 아내에게 넘기는 위장 매매까지 벌였다. JP모건을 비롯한 거대 은행들은 정계 유력자들에게 뇌물에 가까운 특혜 주식을 배정하며 규제의 칼날을 무디게 했다. 연준은 관망 속에 골든타임을 놓쳤고, 허버트 후버 행정부도 사태를 수습할 수 있던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거품이 터진 뒤 그 충격은 보통 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1932년 주가는 1929년 정점 대비 80% 이상 폭락했고, 1만1000개에 달하는 은행이 문을 닫았다. 약 1300만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률은 23.6%까지 치솟았다. 사람들은 양철 오두막에 몸을 누이고 무료 급식소 앞에 길게 줄을 섰다. 부랑자들은 철도를 따라 떠돌았다. 뼈아픈 반성과 제도의 전환도 뒤따랐다. 청문회를 통해 금융권의 추악한 관행이 드러났고, 이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글라스-스티걸법과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현대 금융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
새로운 기술과 부의 약속, 그리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을 달아오르게 하는 풍경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장밋빛 전망은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중투자자들의 열기, 정치의 난맥상, 규제와 시장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1929년의 이야기를 현재형으로 바꿔놓는다. AI를 둘러싼 기대가 산업 전반과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한국에도 이 책은 오늘의 낙관을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1929년이 주는 교훈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잊어버리는지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비이성적 과열에 대한 치료제는 규제도 아니고 의심도 아니며, 바로 겸손이다. 즉 어떤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으며, 어떤 시장도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고, 어떤 세대도 예외일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겸손이다. 우리가 가진 확신의 높이가 높을수록, 우리는 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추락한다.”
“대기업이 경제에 기여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세대가 이루어놓은 발전을 너무 폄훼하는 것은 아닙니까?” 기다렸다는 듯 그는 신념 어리게 꽉 잡은 마이크를 통해 나에게 항의하듯 질문했다. ‘대기업의 외재적 비용 전가와 한국 발전주의 복지국가의 재해석’에 대한 논문 발표를 막 마친 때였다. 악의는 없었지만, 분석 결과에 대한 논의에서 한참 멀어진 그의 격앙된 목소리가 난감했다.
빠른 산업화를 경험한 세대의 특징일까. 아닌 듯하다. 몇해 전 다른 강연장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날아왔다. “삼성 이재용이나 구속시키다니, 정부는 대기업이나 때리고 청년들 일자리는 포기한 것인가요?” 정치 활동에 관심 있어 모인 청년들이었다. 나는 그날도 하청노동자와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따지듯 날아온 그 문장 앞에서, 나는 적확한 말을 찾지 못했다.
두 질문의 배경을 이해하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지혜가 사실 부족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반문해야 했다. 대기업이 한국을 먹여 살리고, 정부의 기업 지원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모두의 삶을 나아지게 한다는 믿음. 그 단단한 믿음의 이면은 무엇인가. 대기업의 성장이 정말로 ‘모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까.
한국의 고도성장은 흔히 ‘압축성장’이라 불린다. 그 말 속에는 자부심이 배어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형성된 구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부 노동자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된 보호와, 그 바깥 집단에는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가 드러난다. 정부는 특정 대기업집단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수출의 핵심 기지로 활용했고, 대기업 정규직에게는 처음에는 기업복지라는 독자적 보상체계가, 이후에는 정규직 중심의 사회보장체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안전망 바깥에 놓였다. 대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며 고용 불안정과 사회보장 비용을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게 떠넘긴 분업체계다. 하청, 파견,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비용을 절감하고,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통해 중소기업에 비용을 전가하며, 비정규직이라는 두꺼운 완충지대를 쌓아 올렸다. 성장의 과실은 안쪽으로 흘렀고, 비용은 바깥쪽에 떠넘겨졌다. 이중노동시장은 그렇게 형성되었다.
한국의 이중노동시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지금 한국 정부는 전력을 다해 AI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AI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약 10조원으로, 전년도 본예산의 3배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예산안을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 불렀다. 기술 혁신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 지원의 구조가, 과거 특정 기업집단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던 풍경과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재벌을 수출의 핵심 기지로 키우는 동안 하청 구조의 저임금을 방치하고 복지를 유예했듯이, AI 산업 지원 역시 익숙한 구조를 반복한다. 물론 일부 예산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도 배정돼 있다. 그러나 2조원이 넘는 GPU 인프라가 소수의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거쳐 구축되고, AI 가치사슬 상층부를 대기업이 점유하는 상황에서, 투자의 과실이 누구에게 귀착되는지는 다른 문제다.
산업화 시대 대기업들이 하청과 파견을 통해 비용을 외부화했다면, 플랫폼 시대 기업들은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리를 통해 더욱 광범위하게 비용의 외부화를 실현한다. 수만명의 배달 라이더와 플랫폼 노동자를 심지어 ‘고객’이라 부르며 고용비용을 덜어내고 있다.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 라벨링을 하는 노동자들, 알고리즘 아래 일감을 기다리며 접속 중인 프리랜서들,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허물어지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울타리 바깥쪽에 서 있다. 비용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구조가 AI라는 새 언어를 입고 반복된다. 정부는 AI 대응 일자리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AI 산업 투자 속도에 비해 이들의 고용 안정과 사회보장을 위한 제도 설계는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반세기 넘게, ‘대기업이 잘되면 모두가 잘된다’는 믿음이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다. 그러나 그사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고착화됐고, 비정규직 비율은 줄지 않았다. 변화하는 일의 방식과 함께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는 새로운 형태로 끊임없이 확장되어왔다. AI 시대에도 비용의 외부 전가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더 은밀하고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 영화 ■ 연의 편지(캐치온1 오후 1시45분) =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소리는 책상 서랍에서 학교에 대한 소개와 다음 편지를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긴 익명의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보물찾기하듯 교내를 누비던 그는 동급생 동순과 자주 마주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편지를 찾는 친구가 된다. 편지를 모을수록 특별한 인연이 이어지자 소리는 편지를 보낸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더 키워간다.
■ 예능 ■ 유 퀴즈 온 더 블럭(tvN 오후 8시45분) = 가수 서인영, 배우 문근영, 심리학자 김경일 등이 출연한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2주 만에 조회수 총 1400만회를 기록한 서인영은 지난 연예계 활동을 되돌아보며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2017년 급성구획증후군을 진단받았던 문근영은 투병 생활을 극복한 근황을 공개한다. 김경일 교수는 한국인 특유의 심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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