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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교 4곳 중 1곳만 소풍…교사 ‘형사책임 불안’에 저학년일수록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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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74회 작성일 26-05-0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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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소풍 등 현장 체험학습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소풍을 계획한 학교 비율은 3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특히 초등학교는 4곳 중 1곳만 소풍을 계획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져야 할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현장학습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비숙박형 현장 체험학습(소풍)을 계획한 서울 초·중·고등학교는 전체 1331개교 중 407개교(31%)에 그쳤다. 2023년 1150개교(86%)가 소풍을 간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소풍 실시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학교급별로 보면 저학년일수록 소풍 기피가 두드러졌다. 초등학교는 같은 기간 소풍 실시율이 99%(598개교)에서 26%(156개교)로 급감했고, 중학교는 85%(331개교)에서 42%(164개교), 고등학교는 65%(221개교)에서 26%(87개교)로 각각 줄었다.
경기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기도교육청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기도 초등학교의 비숙박형 현장 체험학습 실시 학교는 지난해 694곳에서 올해 397곳으로 300곳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통계에 포함된 ‘비숙박형 현장 체험학습’ 가운데는 외부 활동이 아닌 학교 내 체험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어, 실제로 외부로 나가는 소풍은 이보다 더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현장에서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지게 될 민·형사상 책임 부담을 현장 체험학습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과밀학급이 많은 대도시일수록, 또 학생 연령이 낮을수록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할 관리 부담이 커 현장학습 기피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전교조가 단위학교 대표 조합원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저학년일수록 교사 개인이 느끼는 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형사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해 ‘매우 크다’고 답한 비율은 유치원 71.4%, 초등학교 66.2%, 특수학교 63.6%, 중학교 46.4%, 고등학교 39.7%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교육활동인 현장 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학교 현장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 체험학습과 관련해 “교사의 법률적 책임과 면책 범위에 불합리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어, 향후 교사 면책 범위를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는 KBS대구 의뢰로 지난달 27~29일 대구 거주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달 29일 공개했다. 대구시장 지지 후보를 묻는 말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38.4%,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31.2%를 기록했다. 반면 한길리서치가 매일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대구 거주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해 같은 날 공개한 결과는 달랐다. 추 후보 46.1%, 김 후보 42.6%로 집계됐다. 유권자는 어떤 조사를 믿어야 할까.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사 방식과 표본, 시점에 유의해 결과를 읽어야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5일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여론조사 읽는 법을 짚어봤다.
같은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같은 시기에 실시한 조사라도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전문가들은 우선 전화면접과 자동응답(ARS) 등 조사방식 차이를 꼽았다. KBS대구 조사는 조사원이 전화를 거는 무선전화면접 100%, 매일신문 조사는 자동화된 음성 안내를 듣고 버튼을 눌러 답하는 무선ARS 100%로 실시됐다. ARS는 기계음만 듣고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릴 가능성이 커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모른다’고 답했을 때 재질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중도층 표심은 덜 반영되고, 정치 고관여자들의 표심이 더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조사원과 직접 상대하지 않는 ARS 방식이 샤이 유권자 표심을 잘 드러낸다는 시각도 있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강한 현 상황에서 보수 유권자들이 전화면접원을 의식해 위축된 대답을 하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ARS는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 눈치를 덜 보고 응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했다.
문항 설계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컨대 지지 후보를 묻기 전 지지 정당을 먼저 물으면 정당에 따른 선호 경향이 더 반영될 수 있다. KBS대구 조사는 ‘대구시장으로 누구를 지지할지’를 곧바로 물었고, 매일신문 조사는 ‘지지하는 당’을 물은 뒤 후보를 물었다. 대구처럼 보수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설계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문항의 세부적인 문구도 변수다. 후보 ‘지지’가 아닌 ‘투표’ 또는 ‘적합’을 묻는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다른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하는 경우도 있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문항이 더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표본 수도 눈여겨봐야 한다. 공직선거법과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른 표본 최소 수준은 전국 정당 지지도는 1000명, 광역단체장은 800명, 지역구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은 500명이다. 다만 표본을 단순히 늘린다고 정확도가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표본을 지나치게 늘리면 오히려 표본을 추출하는 과정이 길어져 발생하는 비표본오차가 커진다”며 “총 오차를 감안해 표본 수를 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면 물리적인 조사 기간이 일주일을 넘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같은 조사라도 응답 시점이 크게 달라지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커진다.
언론에서 간혹 쓰는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다’는 표현도 주의해야 한다. 엄 소장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고 얘기하는 게 더 정확하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건 바닥 민심을 왜곡하는 의도적 기술”이라며 “오차범위 이내 우세라는 표현을 쓸 수 없게 제도를 개선하는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변수를 통제한 여론조사라도 그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와 동일할 순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여론조사는 인구 비례로 가중치를 두지만, 투표는 참여 의지와 형편이 다르고 연령대별·지역별 투표율도 달라 여론의 대표성이 투표 결과와 부합한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론조사를 절대 지표가 아닌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엄 소장은 “여론조사는 데이터가 아닌 사람들의 생각을 수치로 정량화하는 기법일 뿐”이라며 “이를 전제로 두고 여론조사는 추세나 맥락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KBS대구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0.5%다. 매일신문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6.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며칠 전 베를린을 떠나 포르투갈로 향하던 길, 공항으로 가는 도중 하나의 포스터가 나의 시선을 붙잡았다. 한때 냉전의 상징이었던 브레즈네프와 호네커의 포옹 장면을 패러디하듯, 그 자리에 푸틴과 트럼프가 서로 끌어안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짧고 도발적인 문장이 적혀 있었다. ‘유럽합중국, 지금!’ 그리고 그 곁에는 ‘볼트 유럽’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이 이미지는 단순한 정치 광고를 넘어 하나의 징후처럼 다가온다. 그것은 외부의 힘으로 규정되어온 유럽의 최근의 역사, 그리고 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2017년에 등장한 이 초국가적 정당은 국가 단위를 넘어 유럽 전체를 하나의 정치적 공간으로 사유하려는 드문 시도다. 그러나 이 시도는 아직 제도적 현실이라기보다 하나의 질문에 가깝다. 유럽은 과연 스스로 하나의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오늘의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어진 중동의 위기는 단순한 지정학적 사건이 아니라, 유럽이 자신을 어떻게 이해해왔는지를 되묻는 계기이다. 오랫동안 지속해온 미국 의존적 안보 질서는 이제 더는 자명하지 않다. 유럽은 미국의 전략 속에서 움직이면서도, 동시에 그 전략을 규범적으로 비판해야 하는 이중의 위치에 서 있다. 이 모순된 자리에서 유럽은 지금 결단하기보다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자신을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긴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세계의 관계는 언제나 상호 시선의 교차 속에서 형성되어왔다. 미국의 독립선언이 선포되었을 때, 프랑스의 계몽주의 경제학자 튀르고는 그것을 인류사의 희망으로 보았지만, 네덜란드 출신의 문화철학자이자 외교관인 코르넬리우스 드 파우는 오히려 퇴화의 징후로 보았다.
이 상반된 평가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새로운 대륙’에 대한 유럽 내부의 분열된 인식 자체를 드러낸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반박에 나섰던 사실은 이미 그 시점에서 유럽과 미국은 서로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정책 넘어 세계 질서에도 시각차
그럼에도 유럽은 프랑스 혁명 이후 오랫동안 자신을 세계사의 중심으로 이해했다. 칸트나 헤겔에게도 미국은 정치적 사유의 중심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알렉시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는 하나의 전환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미국을 단순히 찬양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핵심적 문제를 드러냈다. 평등은 개인을 해방하는 동시에 고립시키고, 다수 의지는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새로운 억압이 될 수 있다는 그의 통찰은 미국을 이해하는 동시에 유럽 스스로도 돌아보게 하였다.
이러한 관계는 20세기에 이르러 큰 변화를 맞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외부의 관찰자가 아니라 개입하는 행위자로 등장했다. 중립을 선언했던 미국은 독일의 잠수함 공격을 계기로 참전하면서 유럽의 운명에 직접 개입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전환이 아니라, 세계사의 중심이 이동하는 사건이었다. 유럽이 더는 자기 완결적인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도 명확해진 것이다.
이때로부터 30년 만에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에는 단순한 패배나 승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유럽이 만들어낸 문명이 또 한 번의 자기 파괴로 귀결된 사건이었다. 이후 유럽은 더는 세계의 중심일 수 없었고 자신을 반성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복수 대신 화해, 주권 대신 통합, 권력 대신 규범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유럽 질서는 바로 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형성되었다. 유럽연합이라는 실험 역시 궁극적으로는 전쟁의 불가능성을 제도화하려는 시도였다.
반면 미국에 이 전쟁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미국은 이 전쟁을 통해 완전한 세계 패권으로 등장했다. 이미 제1차 세계대전에서 유럽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은 그 개입을 세계 질서의 재편으로까지 확장시켰다. 전쟁 이후 미국은 단순한 승전국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중심이 되었다. 이의 상징이 바로 마셜 플랜과 나토였다. 전자는 폐허가 된 유럽을 재건하는 경제적 틀이었고, 후자는 냉전 속에서 유럽을 보호하는 군사적 장치였다. 이 두 제도는 유럽의 재건과 의존을 함께 만들어낸 동시에 유럽의 평화가 단순히 유럽 내부의 노력만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고 자율성과 의존성 사이의 긴장 속에서 형성된 정치적 공간임을 밝혀주었다.
냉전기에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비교적 분명했다. 유럽은 소련의 위협 앞에서 미국의 군사적 보호가 있어야 했고, 미국은 유럽을 자유주의 진영의 핵심 전선으로 보았다. 미국은 유럽의 방패였고, 유럽은 미국 세계전략의 중심 무대였다. 이런 관계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 선정에 오랫동안 관여했던 노르웨이의 역사학자 예이르 루네스타는 미국을 유럽의 ‘초대된 제국’이라고 표현했다.
냉전 종식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미국과 유럽을 묶어주었던 강한 접착제도 약해졌다. 독일 통일, 동유럽의 민주화, 유럽연합의 확대는 유럽에 새로운 자신감을 주었다. 유럽은 더는 단순한 미국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독자적 정치공간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코소보 전쟁,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은 유럽의 한계도 드러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은 미국과 유럽 사이의 깊은 균열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군사력과 일방주의를 앞세웠고, 유럽은 국제법과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타자의 결정 따라야 하는 유럽
이때부터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단순한 정책 차이가 아니라 점차 세계 질서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도 예민한 차이로 나타났다. 미국은 여전히 힘을 통해 질서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고, 유럽은 전쟁의 기억 때문에 규범과 제도 속에서만 질서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독일 총리 메르츠가 최근 미국의 이란 전쟁에 대해 명확한 전략도 없고 이란에 ‘굴욕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발끈한 트럼프는 미국의 대외정치를 논하기 전에 독일의 이민이나 경제 문제에나 신경 쓰라고 비난했고 독일 주둔 미군 5000명을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미국의 안보전략 보고서는 러시아를 단기적인 위협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제한된 행위자로 평가하는 한편, 중국은 장기적으로 국제적 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도전자로 규정하고 있다. 다극화는 단순히 강대국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질서를 규정하는 중심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되는 상황, 다시 말해 규범과 힘, 경제와 안보가 서로 다른 축으로 분리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유럽은 지금 더는 과거처럼 미국의 보호 아래 머물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독자적인 세력으로 곧장 전환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럽은 국제법, 인권, 다자주의와 같은 규범의 언어를 정교하게 발전시킨 공간이지만, 그 규범을 지탱할 힘의 문제 앞에서는 주저해왔다. 반대로 미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행위자들은 힘을 통해 질서를 구성하려 한다. 이 틈 속에서 유럽은 종종 설득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결국 타자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결국 유럽은 세 가지 길 앞에 서 있다. 미국 중심 질서에 계속 결속되는 길, 스스로 하나의 전략적 주체로 재구성하는 길, 혹은 규범과 중재를 통해 이미 시작된 다극 질서의 균형자로 남는 길이다. 그러나 지금의 유럽은 이 세 길 사이에서 결정을 유보한 채 고민하고 있다.
얼마 전 별세한, 공론장의 철학자이자 유럽 통합을 줄곧 강조했던 위르겐 하버마스는 그의 생의 마지막에 유럽 자체의 국방력 강화를 자주 언급했다. 자신이 만든 규범의 언어를,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행위자로 유럽이 당당히 서기를 바라는 그의 유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고민은 결코 유럽만의 것이 아니다. 미국의 보호 아래 오랫동안 안보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극화 시대를 맞아 자신의 정치적 판단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과제는, 분단체제 속의 한국에도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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