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론’ 내세운 김부겸 “1조원 확보해 TK신공항 공사 시작···여당 지도부서 확약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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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30일 대구아트파크서 ‘집권 여당 대구시장 후보의 출마의 변’을 주제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현안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TK 최대 현안인 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 김 후보는 “시민들의 앞길을 (막고),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이 문제다. 전임 시장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한 발자국도 못 나갔다”면서 “재정 당국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당신들이 하기로 했으니 알아서 하라, 이렇게 되었던 게 이유”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우선 ‘첫 삽’을 뜨는 게 시급한 만큼 정부로부터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로부터 공공자금관리기금 5000억원과 특별지원금 5000억원 등 1조원을 확보해 공사를 시작하고, 공항 건설 예정지인 군위 주민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안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로 군공항(K-2)과 민간공항(대구국제공항)을 동시에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대로 옮기는 사업이다. 군공항의 경우 대구시가 건설 예정지에 미리 시설을 짓고, 기존의 공항 터를 개발해 수익을 충당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수년째 초기 건설비용 확보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2030년 개항 목표가 어려워진 상태다. 대구시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을 통한 개발,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등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김 후보는 “가장 중요한 건 부지 매입과 설계에 우선 착수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의 부담 몫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조원을 공항 건설의 마중물로 쓰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확약을 받았고,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약집에도 실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정부에서는 지방 사업인데 공자기금을 빌려준 예가 없다고 하는데, 그런 사고 방식에 묶여서는 불균형한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며 “대구시와 정부, 장기적으로 민간 자본이 함께 발을 맞춰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약 400만평에 이르는 종전 공항부지와 주변지역을 개발하고, 이때 정부에도 사업비 지원에 따른 몫을 나눠주겠다고 강조한다면 마중물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김 후보는 내다봤다. 종전부지 개발을 위해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을 만나 투자를 설득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TK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도 정부 재정 인센티브 확보의 중요성을 꼽으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다만 추진 근거를 두고 기존의 시·도의회 동의가 아닌 주민투표를 진행해, 통합에 회의적인 경북 북부 주민 등의 목소리도 반영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과거 행정통합 추진 시) 주민 대의기관인 시·도의회가 찬성했지만 경북 북부 주민들의 불만을 해결한 건 아니지 않나”라면서 “결국 정서적으로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민투표가 ‘완결성이 높은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 당선 시 그는 주민투표를 통해 공감대를 확보하고,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켜 법적 근거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면 정부 재정 인센티브로 10조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인 만큼 선거 과정에서 정당이 아닌 인물 대결을 내세우겠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고, 짧은 (선거) 기간 안에 마음을 다 열 수는 없다”며 “또한 김부겸을 찍는 게 (국민의힘을) 배신하는 것 같다고 부담을 느끼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저의 효용성, 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고 장관과 국무총리 등을 거치며 박한 평가를 받지 않은 ‘일꾼’을 이번에는 한번 써보시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며 “그 분들의 마음이 열려야 선거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 등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두고 김 후보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제가 원내에 있었다면 지도부에 호소하든 설득하든 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입법 과정 자체가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과정”이라면서 “(법안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민주당의 의지만으로 만들면 반대하는 분들은 어떻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겠나. 좀 더 폭넓게 야당과 타협할 건 하고 입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이 유익하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김 후보는 “사법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 중이니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다만 12·3 불법계엄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지역민이 있다는 건 알게 됐다. 계엄은 헌정 중단 사태로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김 후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층을 위한 공약을 다듬겠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간 전통시장과 상점가 사장님들, 또 그 곳에서 알바를 하는 청년들도 만났는데 모두 고통받고 있었다”면서 “우선 돈이 돌게 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 발행액을 높이되, (지방 유입자금을 늘리기 위해) 해외 관광객 등도 쓸 수 있게 하고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이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소비로 연결되는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는 “최저시급이 1만원이 조금 넘는데, 대학가에서 알바하는 젊은이들이 평균 7000원~8000원 사이를 받는다고 하더라”면서 “사장님들의 마음도 알겠지만 청년들이 사회로 나오기도 전에 알비 비용조차 제대로 못 받는다는 게 각인되면 어떻게 되겠나. 이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이 부담을 혼자 지게 하지 않고 젊은이들도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현황 파악을 위해 노동당국과 노무사, 대구시가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에 대해서는 “무슨 일을 앞두고 항상 지역에 있는 어른들을 찾아 뵙고, ‘제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리는 게 우리 지방의 예의”라면서 “이러한 뜻 자체가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면 박 전 대통령께서 부담을 느끼실 것이고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이 확정될 경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부겸 후보는 자신의 이름으로 3행시를 지어달라는 사회자의 즉석 요구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구 서민경제 살리기 위해서, 부지런히 뛰고 시민들 (말씀을) 정말로 귀기울여 듣겠습니다, 겸해서 서민경제에다가 대구 산업의 대전환까지 이뤄보고 싶은데 함 써보시지예”라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당내 반대 여론과 관련해 “당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정 전 부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출마 선언 이후 당내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 전 부의장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 안팎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당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란 중요업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분이 우리 당 광역시장 후보에 선출됐다”며 “공당의 공천에는 원칙이 있어야 하며 윤 대통령과 연관된 다른 공천자들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신이 극도로 지친 상황에서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오랜 기간 저를 믿고 지지해 주셨던 많은 지역 분들이 다시 고향을 위해 일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으며 이를 외면하지 않은 건 저의 마지막 충정이자 용기였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정 전 부의장은 “출마를 어렵게 결정했던 건 존폐 위기에 처한 이 나라 보수를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마지막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출마 선언 이후 당내 비판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당 안에서 ‘정진석은 안 된다’는 식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몰락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집단은 집권여당과 그 당 지도부”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공천 과정에도 비판을 쏟아냈다. 정 전 부의장은 “장동혁 대표가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는 후보를 컷오프시키고 대구를 찾아가서는 ‘대구시장 경선에서 대구시민에게 상처를 줘 죄송하다. 주호영·이진숙 후보에게도 사과드린다. 모두 내 책임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며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을 해놓고 지나가듯 툭 던지는 사과가 대구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돌려놓을 수 있나”라고 했다.
아울러 “정진석을 컷오프시키고 장동혁 대표의 입맛에 맞는 사람 꽂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라며 “우리 당이 장동혁 대표와 몇몇 시장·지사 후보 입맛에 맞춰 경쟁력 1등으로 조사되는 정진석을 잘라낼 만큼 여유가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라고 적었다.
이번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의 충남지사 선거 출마로 공주·부여·청양 지역구가 공석이 되면서 치러진다.
정 전 부의장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해당 지역구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20년 정치하면서 충청의 권익과 이익을 대변하는 일만큼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충청중심시대를 열기 위한 제 마지막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재보궐 선거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비상상황에서 당과 보수의 재건을 위한 제 마지막 책무를 외면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국회에 들어가면 의회주의를, 그리고 우리 진영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한편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정 전 부의장의 보궐선거 공천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의힘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날 화산 속에 넣어줘. 난 다이아몬드가 되고 싶어!”
무대 위 붓을 든 여인의 외침이 서슬 퍼런 칼날처럼 객석을 파고든다. 삶의 회한과 집념을 담은 독백은 마치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이름 없이 사라지지 않겠다는 처절한 선언처럼 들린다.
지난 3월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첫 무대로 막을 올린 뮤지컬 <렘피카>는 20세기 초 아르데코 미술의 정점을 찍었던 폴란드 출신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1898~1980)의 삶을 조명한다. 2024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문제작’으로 주목받으며 77회 토니상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은,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의 일대기를 그렸지만 영웅담이나 위인극과는 거리가 멀다. 실존 화가 렘피카의 삶과 예술, 그리고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했던 주인공의 복잡한 욕망을 대담하고 강렬한 색채로 무대 위에 펼쳤다.
이야기는 197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과거 자신의 결혼식 날을 회상하는 노년의 타마라 드 렘피카로부터 시작된다. 1916년 제정 러시아, 부유한 상인 집안의 딸로 자란 타마라는 귀족 남편 타데우스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지만, 환희로 가득했던 시간은 이내 혁명의 불길에 휩싸인다.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해내 파리로 망명한 그를 맞이하는 건 이방인으로서의 고단한 삶이었다. 무기력에 빠진 타데우스와 어린 딸을 부양해야 했던 타마라는 생존을 위해 붓을 든다. 그에게 그림은 예술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다.
작품은 타마라가 상류층의 욕망을 간파해 ‘렘피카’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얻는 여정을 강렬한 음악과 감각적인 무대 미학으로 그려낸다. 재즈와 팝, 전자음악과 테크노 비트를 오가며 질주하는 사운드는 낯설면서도 중독적이다.
장식을 덜어낸 아르데코풍 세트는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에펠탑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철제 구조물과 사방으로 뻗은 계단,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무대는 그 위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의 욕망과 불안을 한층 선명하게 부각한다. ‘녹색 부가티를 탄 자화상’, ‘아름다운 라파엘라’ 등 무대 전면에 투사되는 렘피카의 대표 작품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20세기 초, 전쟁이 끝나고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인물들은 기술과 기계, 속도의 미학을 외치며 내달리지만, 극의 중심에는 욕망과 사랑이 놓여 있다. 렘피카는 안정된 가정을 지키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깨우는 뮤즈 라파엘라를 탐닉하며 도덕적 경계를 넘나든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집안을 일으킨 ‘굳센 여성’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비켜 선 지점, 바로 그 모순과 균열이 인물을 더욱더 생생하게 만든다. 어쩌면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개막을 앞두고 내한했던 연출가 레이첼 차브킨은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작품이 평단으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것을 두고 “많은 비평가, 특히 남성 비평가들이 여성의 서사 안에서 남성이 특정 기능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낯설어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직 자신의 욕망과 예술만을 동력 삼아 전진하는 여성의 모습이 기성 평단에는 불편함으로 다가갔다는 해석이다.
모순을 지닌 인물을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 일은 배우들에게도 과제였다. 렘피카 역의 김선영은 최근 인터뷰에서 “평범했던 사람이 극한 상황 속에서 평범함을 거부하고,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며 “모순된 인물이지만 끝까지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다”고 렘키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선영을 비롯해 박혜나, 정선아(렘피카 역), 차지연, 린아, 손승연(라파엘라 역)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의 각기 다른 해석으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렘피카에게 예술은 전쟁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도, 세상을 바꾸는 도구도 아니었다. 오직 바꿀 수 있는 건 네모난 캔버스뿐이라고 되뇌며 그 모든 시간을 살아낸 노년의 렘피카는 관객들을 향해 읊조린다. “내게 예술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공연은 6월 2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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