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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마케팅 [컨트롤+F] 안전한 임신중지 제도 공백 7년…“정부가 책임져라”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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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4-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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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마케팅 형법상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지 만 7년이 되는 오는 11일을 앞두고 여성계가 정부의 책임 방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10일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위한권리보장네트워크(모임넷)는 지난 7년 동안의 입법·제도 공백 탓에 여성들이 안전한 임신중지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각자도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우리는 아직도 병원에서 임신중지를 거절 당하고, 비밀 게시글과 비밀 상담으로 정보를 찾으며, 신속한 임신중지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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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넷은 “보건복지부는 임신중지 관련 보건의료 현황 조사, 유산유도제 도입, 건강보험 보장,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 환경을 위한 의료 체계 구축, 상담과 정보 제공 체계 마련, 연계 지원 체계 구축 등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고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결과 여전히 모든 시스템이 낙태죄의 시대와 다름없는 상태로 방치됐다”고 덧붙였다. 모임넷은 1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한국은 1953년 형법 제정 당시부터 ‘낙태’를 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 “모자보건법상의 정당화 사유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 갈등 상황이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며 형법상 낙태죄 조항(자기낙태죄·동의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31일까지 대체입법을 권고했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의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른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이러한 결정의 취지를 살리려면 관련 입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했지만,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후속 입법이 부재하다. 2021년 1월1일부로 낙태죄 조항은 효력을 잃었지만 여성의 임신중지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그간 관련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으나 모두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임신 주수별 임신중지 허용 범위, 허용 사유 등을 두고 견해가 나뉘었기 때문이다. 현 22대 국회에서는 손솔 진보당 의원이 최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손솔 의원은 “2021년 1월1일부터 해당 조항들의 효력이 상실됐으나 이후 관련 법률이 개정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법배경을 밝혔다. 그의 안은 인공임신중절을 ‘인공임신중지’로 용어 변경, 수술에 의한 방법 외에 약물 투여 등의 방법 포괄,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 한계 삭제 등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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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정부는 여성 안전과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과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페프리스톤(미프진) 등의 임신중지 약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인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 임신 10~12주에 사용을 권고한 바 있다. 90개국 이상이 미프진을 허용한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15년간 타인의 신분을 사칭해 투자금 명목 등으로 15억원대 금품을 가로챈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전자기록위작, 사문서위조, 절도 등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타인의 신분증을 사용해 피해자 5명으로부터 15억7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에 살던 A씨는 2011년 머물렀던 제주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주웠다. 이미 2009년 저지른 사기 범행으로 수배 중이었던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습득한 신분증을 이용해 타인의 신분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이후 A씨는 제주에서 카페 등을 운영하며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살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산가인 지인이 대부업체 주주로 있어 돈을 맡기면 원금 보장은 물론 시중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3월 피해자들이 A씨를 고소하면서 내막이 드러났다. 수사 초기 피해자들이 알고 있던 피의자의 이름이 모두 제각각이었으나 경찰은 ‘자영업을 하던 인물’이라는 공통점에 주목해 사건을 병합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A씨로 특정됐으며, 그가 10년 넘게 타인의 신분을 사칭해 살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용한 여러 피해자들의 명의를 사용하며 서울과 광주, 청주 등을 옮겨 다니면서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달 초 광주의 한 고시텔에 숨어 있던 A씨를 검거했으며, 현재 범죄수익의 은닉 여부를 수사 중이다.
[주간경향] “저에게 기후 문제는 농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생존이 함께 흔들리는 절박한 현실이에요.” 경남 거창군의 여성 농민 이완씨(활동명·43)가 지난 4월 8일 서면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씨는 친환경으로 메주콩을 재배하는데 원래 가을이 오면서 공기가 서늘해지고 여물어야 할 꼬투리가 지난해엔 여름 늦장마로 충분히 여물지 않았다. 씨앗을 받으려고 남겨둔 동부에 곰팡이가 번져 상당 부분을 건지지 못했다. 이씨는 “그냥 올해 농사가 좀 안됐다 정도가 아니라 내년과 그다음 해까지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해가 갈수록 ‘이렇게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커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기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보지 못했다. 지방이자 농촌에 사는 시민에게 정부 정책 테이블은 멀리 있고, 농촌의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 농민이 쉽게 의견을 내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후정책과 공론화는 늘 전문가의 영역, 도시의 의제처럼 느껴졌고 농촌 여성들은 그 바깥에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기후위기는 모두가 느끼고 있다. 예전엔 4월에 피던 벚꽃이 올해는 3월에 폈다. 지난 3월 전국 평균기온은 7.4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았다. 지난해엔 역대급 폭염, 대형 산불, 집중호우,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정책과 관련한 시민 참여 기구를 가동했다. 공론화 실험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있었지만, 진정한 숙의민주주의가 맞느냐는 논란도 있었다. 윤석열 정부 때는 그마저도 없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 ‘기후 공론장 마련을 통한 국민 참여 확대’를 넣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시민 200명이 참여하는 기후시민회의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28일 서울에서 시민 100명이 모여 ‘기후 공론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모두를 위한 기후시민의회(기후시민의회)’ 행사에서다. 기후정책에 대한 공론장을 여는 것 자체만큼이나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기후 공론장의 원칙을 직접 논의한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기후위기 취약계층이 기후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하고, 모든 국민이 기후시민회의를 알아야 한다 등 총 36개 제안을 도출해 지난 4월 3일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기후위)에 제출했다. 그 막후를 살펴봤다.
기후 공론화가 화두가 된 것은 문재인 정부 때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원전 업계 등의 저항이 거세자 공론조사 방식으로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2017년 설치된 공론화위원회는 논의 끝에 원전 공사 중단이 아닌 ‘공사 재개, 원전 축소’ 결론을 냈다. 문 대통령은 “갈등 사안을 성숙하게 해결했다”고 했지만 비판도 나왔다. 공론화가 ‘짧은 시간, 닫힌 공간’에서 진행됐고, 정부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책임지지 않고 시민에게 떠맡겼다는 지적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40번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의 세부과제로 기후시민회의 설치를 담았다. 지난 3월 12일 기후시민회의 설치 근거를 명시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4월 7일부터 개정법이 시행됐다. 정부는 기후시민회의를 ‘K기후 공론장’으로 명명하면서 국가 단위의 상설 기후 공론장은 전 세계 최초로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월 25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에 참여했던 국회 공론화위원회 의제숙의단 8명이 후기 감축형(볼록) 경로 채택에 반발해 동반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는 5월 출범하는 기후시민회의가 어떻게 운영될지, 시민 참여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녹색전환연구소, 여성환경연대, 이클레이한국사무소 등 단체들이 기후시민의회 행사를 연 것은 기후시민회의 운영과 설계 원칙에서부터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행사를 기획한 김주온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더 나은 방식의 공론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공론화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 많은 사람의 삶이 바뀌는 기후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인데 다양한 시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정책을 도출하기 어렵고 수용성도 많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 한국사회가 정치적 입장 등이 양극화돼 있는데 승패를 가르는 방식의 논쟁적 토론을 넘어서 숙의가 가능한 공간을 설계하면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내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하다”고 했다.
기후시민의회 행사엔 이 행사 자체도 하나의 공론장으로서 자연스럽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모델을 보여주자는 취지가 담겼다. 시민 100명 구성에서부터 많은 고민이 들어갔다. 자발적 참여를 신청한 222명 중 성별·연령·지역·직업의 다양성 확보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100명을 선발했다. 청년세대는 기후위기를 가장 오래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청자 대비 5%포인트 높게 선발해 30대 이하 비율을 45.7%로 맞췄다. 비수도권 거주자가 수도권에 비해 과소 대표된다는 점에서 비수도권 비율은 신청자 대비 7%포인트 높게 선발해 39%로 조정했다. 여성 비율은 여성 참여의 구조적 장벽을 고려해 63.8%로 가중 선발했고, 참여자의 직업군은 학생, 교사, 시민사회 활동가, 사업가, 의료인, 농어민, 주부 등으로 다양화했다.
공론장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면 심리적 접근성을 낮추는 환경 조성이 필요했다. ‘나 같은 사람이 말해도 되나’,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거리감, 두려움을 낮추기 위해 ‘그라운드 룰(운영 원칙)’을 공유했다. 참가자 구성의 다양성은 사전에 안내하고, ‘당신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걱정 말고 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토론을 하면 중년 남성이나 전문가가 발언을 독점하고 나머지 분들은 방관하거나 발언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는 ‘어떻게 배려하고 발언한다’, ‘평등하게 발언 기회를 갖고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그라운드 룰을 함께 읽으면서 열띤 토론 분위기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진행 방식은 참여자들에게 실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행사에 참여한 오인숙씨(57)는 “내 의견이 아주 좋지 않더라도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 안에서 존중받고 외면당하지 않을 것 같은 안심이 있었다”며 “사전에 가이드를 통해 토론장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오씨는 “제 의견이 수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른 분들 의견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가 만들어졌다”며 “공론장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견을 제시하는 태도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토론 끝에 기후시민의회 참여자들이 도출한 공론장 원칙에는 다양성과 포용성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떻게 공론장이 잘 운영될지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이주민, 어린이, 농민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해서 토론해야 하고, 모든 기후 공론장에서 성평등 분과와 위원회를 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제대로 된 숙의를 위해서는 지식 격차를 해소하고 실질적 숙의가 가능하도록 교육부터 충분한 논의 시간까지 단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다. 공론장이 지속할 수 있는 비용 지원과 예산 편성, 기후시민의회 제안에 대한 정부 측의 답변 의무화도 포함됐다.
참여자들은 기후정책이 기업, 기득권, 기성세대에 치우치지 않고 취약계층과 청년세대의 의견을 고루 반영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고등학생 권순민씨(18)는 “한 집단이 공론화를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반 시민뿐 아니라 취약계층, 기업관계자 등 사회 전반적인 모든 계층이 골고루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대학생 김서현씨(22)는 “친구들과 ‘내가 잘 늙을 수 있을까’, ‘내가 안전하게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어릴 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분명 여름에 이렇게 덥지 않았고, 이렇게 가을이 짧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당장 20대를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도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인숙씨는 “시민들이 기후정책에 대한 불안은 크고 신뢰가 낮다”며 “정책 결정자의 구성에서부터 기후 약자나 성평등, 다양성이 고려되지 않은 데 따른 아쉬움이 큰 것”이라고 했다.
이완씨는 “미래세대와 말 못 하는 비인간 존재들을 대변할 수 있는 장치가 공론 구조 안에 포함되길 바란다”며 “청소년과 청년에게 실질적인 의결권과 발언권을 보장하는 별도 의석이나 쿼터, 생태와 동물, 기후정의를 다루는 단체들이 ‘비인간 존재의 대리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 기후와 생태 파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지역의 의견을 우선 반영하는 절차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씨는 또 “여성, 특히 농민과 돌봄노동자, 장애여성, 이주여성 등 교차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의 의견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 모든 의제에서 젠더 영향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원칙, 의사결정 과정에서 젠더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향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명시돼야 한다”고 했다.
다양한 사람과 토론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후기도 많았다. 특히 이견이 나왔을 때 다툼으로 번지지 않고 서로 어떤 입장인지를 수긍하면서 합의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환경교육 단체에서 활동하는 정숙자씨(56)는 “기후활동 하는 청년, 도시농부, 아무 데도 속하지 않는 주부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기후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문제인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고, 나눈 이야기들도 정치적 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의 과정이 신선하고 소중했다”고 했다. 정씨는 “특히 기후 문제는 찬성, 반대가 아니라 우리가 어느 정도로 준비하고 대응할 것인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숙의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론장을 잘 만들면 시민들이 충분히 토론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할 수 있고, 그런 공론장의 경험은 시민들에게 정책 참여에 대한 효능감, 이해도, 수용도를 높이며 공동체성과 연대를 확인하는 기회로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기후위에 따르면 기후시민회의는 무작위 전화번호로 2000명을 확보한 뒤 지역·성·연령 등 인구통계를 고려해 기획참여단(20명)과 숙의참여단(180명)으로 구성된다. 기획참여단 주도로 의제를 선정하고, 숙의·토론을 거친 뒤 ‘75% 이상’의 합의에 따라 의견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다양성 요구에 대해서는 기후위는 기후시민회의 구성은 무작위를 원칙으로 하되 청년세대 비중만 일부 높이고, 취약계층과 기후위기 피해 집단은 별도로 의견을 청취해 반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후시민회의 의견을 정책 권고 형태로 기후위에 보고하면 기후위가 정책 반영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은 “숙의적 시민 참여에 대한 만능론과 무용론 두 극단의 입장 모두 합리적이지 않다”며 “민주주의 실험 중 하나이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잘 설계해야 하고, 모니터링이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제도화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소장은 “큰 법정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찬반이 명확한 사안은 다른데, 시민의회를 어떤 맥락과 목적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기후시민의회의 권한이 무엇인지, 기후시민의회 결과를 (정부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소장은 더 큰 틀에서의 기후 거버넌스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후시민의회 역할만 새롭게 관심을 둘 게 아니고 탄소중립위원회의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며 “각각의 지위와 역할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으면 판단하기 어렵고 비판받을 것 같은 이슈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게 될 수 있다”며 “기후시민의회는 기후 거버넌스 전체를 재편하는 큰 흐름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제대로 된 기후 공론장이 열린다면 참여할 의지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내재해 있다는 말도 나왔다. 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해본 오인숙씨는 “만났던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분리배출을 열심히 지키고 있었다. 플라스틱이 문제라고 걱정하는 분도 있었다”며 “그런 것들을 혼자서만 하는 게 아니라 공론장에 나와서 논의한다면 더 좋은 지혜가 모이고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완씨는 “저는 말 잘하는 시민이 아니지만 기후시민의회에서는 누군가의 경험을 최대한 귀 기울이려는 구조와 진행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며 “‘참여하라’고 말하기 전에 이 사회가 먼저 더 많은 사람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정보가 닿지 않는 곳까지 찾아가고, 말하기 어려운 사람의 곁에서, 전문 용어가 아닌 삶의 언어로 기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또 더 많은 시민이 기후 공론화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여성 농민으로서, 세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이제는 공론장에 나가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책임에 가깝다고 느낀다”며 “기후 공론화에 참여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내가 가도 될까?’라는 질문 대신 ‘내가 가지 않으면 누가 나를 대신해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봤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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